
안녕, 청년정치학교 2교시야.
지난 시간엔 월세 얘기했으니까, 오늘은 그 월세 낼 돈이 애초에 왜 이렇게 적게 들어오는지부터 파보자 — "국가가 내 월급을 훔쳐가는 방법".
첫 월급 받고 명세서 자세히 본 적 있어? "세전 250만 원"이라고 계약서에 써 있었는데, 통장엔 220만 원쯤 들어오지. 그 30만 원, 어디 갔을까. 도둑맞은 건 아니고 — 사실은 다 정치가 결정한 항목들이야.
1. 일단 팩트체크: 얼마나 떼가게
월급쟁이 기준으로 소득세, 지방소득세, 국민연금, 건강보험(장기요양보험 포함), 고용보험까지 합치면 실수령액이 세전 금액보다 확실히 줄어들어.
"나만 이상하게 많이 떼인다"가 아니라, 이것도 구조적인 거야. 그리고 그 구조, 역시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정해.
2. 그래서 이 돈들 다 어디로 가냐고? — 여기서부터 재밌어진다
"어차피 다 세금이지 뭐"라고 뭉뚱그리면 정치학교 조기 퇴학이야. 실제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돈들이 섞여서 빠져나가고 있거든.
① 소득세·지방소득세 — 이건 진짜 '세금'이야. 국가 살림살이(국방, 도로, 공무원 월급, 복지 예산)에 쓰여. 세율 구간과 공제 항목을 어떻게 짜느냐가 국회 통과 법안 하나에 달려 있고, 그 구간이 바뀌면 같은 월급이라도 떼이는 금액이 확 달라져.
② 국민연금 — 이건 세금이 아니라 '적립'에 가까워. 나중에 내가 돌려받는 돈이라는 전제인데, 문제는 "얼마나 내고 얼마나 돌려받을지"를 결정하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자체가 국회와 정부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거야. 지금 청년 세대가 유독 이 문제에 예민한 이유도 바로 이거고.
③ 건강보험 — 병원비 부담을 사회 전체가 나눠 지는 구조. 보험료율이 오르면 당장 내 월급에서 빠지는 돈은 늘지만, 그만큼 의료비 혜택 범위도 같이 움직여. 이 둘의 균형점을 어디로 잡을지가 매년 정치적 줄다리기 대상이야.
④ 고용보험 — 실업급여, 고용안정사업 등에 쓰이는 돈. 요율이 오르내리는 것도 결국 노동시장 정책 방향에 따라 정해져.
→ 요점: "세금 다 도둑놈들이 가져간다"고 뭉뚱그리는 사람은 정치를 팔아서 장사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. 진짜 정치를 아는 사람은 "이 항목들이 서로 목적이 다르다"는 걸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야.
3. 그러니까, 정치 = 내 월급명세서
국회에서 소득세 구간 하나 조정하고, 국민연금 개혁안이 통과되거나 무산되고, 건강보험료율이 고시되고 — 이 모든 게 다음 달 25일 내 월급명세서에 찍혀서 돌아와. 뉴스에서 "연금개혁 여야 합의 불발"이라고 나올 때, 사실 그 불발의 결과값이 니 월급명세서 옆줄이야.
4. 오늘의 과제 (안 하면 다음 달 명세서 보고 또 놀랄 예정)
- 내 월급명세서에서 공제 항목별 금액이 각각 얼마인지 한 번 제대로 뜯어보기
- "국민연금 소득대체율"이 무슨 뜻인지, 이번 주 안에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알아두기
다음 화 예고: 내가 낸 세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, 예산안이라는 이름의 국가 가계부를 열어본다. (EP.3 — 나라 살림, 내 돈으로 뭘 하고 있을까)